맛집기행 첫회입니다.
창간호를 기념하여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을 역임하신 김주한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맛집을 함께 다녀왔습니다. 김주한 교수님은 숨은 맛집을 많이 아시고 미식가로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큰기대를 안고 다녀왔습니다. 교수님과 인터뷰 형식으로 기행을 기획하였고 각각의 메뉴 사진에 교수님의 생각을 담아보았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타쿠야는 어떤 가게인가요?
제가 소개드릴 맛집은 번화가가 아닌 서초동 주택가에 위치하는 “타쿠야”라는 이자카야입니다. 타쿠야는 일본에서 정식으로 요리를 배워오신 사장님이 10여년 전부터 조그맣게 영업 중인 곳입니다. 최대 20명 수용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으며 낮에는 단품 식사가 가능하고 저녁에는 일품요리 및 오마카세와 주류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메뉴는 그날 재료 수급에 따라 달라지며 예약 시 미리 메뉴나 재료를 이야기 하면 그에 맞게 음식을 준비해 주신다고 합니다. 다소 허름한 분위기이지만, 뛰어난 음식 덕분에 서초동 주변의 대기업 임원이나 고위 법관 분들도 종종 들르는 단골집입니다.
이곳을 알게된 계기는 어떻게 되고 주로 어떤 분들과 함께 하나요?
제자인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최호진 교수가 가성비가 높은 일식집을 소개한다고 해서 1년 여전에 들렸었고 가게 음식에 만족하여 자주 오고 싶었으나 코비드-19 때문에 더 자주 오지 못해 아쉽습니다. 요리가 맛도 좋지만 정성이 깃들어 있고 비용도 다른 오마카세 하는 일식집보다 많이 저렴하여 단골로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는 육군, 공군보다는 해군을 즐겨하는 편이라 일식집을 즐겨 찾습니다. 마음에 맞는 친구 2-3명과 같이 일식집 주방장 앞 테이블에 앉아 사케 3-4잔(정종잔)을 하고 헤어지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이 곳은 주방장 앞 테이블 좌석이 없어서 아쉽긴 합니다. (국민학교, 중고교, 대학 동기, 동호회 등) 3-6명 정도 모임이고 어수선하지 않은 조용한 분위기가 필요하면 즐겨 찾습니다.
이 곳을 회원들에게 알리고 싶은 이유가 있으신가요?
10-15년 전에 동아일보에 국내 미슐랭식 맛집을 찾아서 몇 번 연재하다가 중단한 적이 있었습니다. 맛기행 전문가가 컬럼을 썼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고, 고급스러운 곳을 고집하다가 도중 하차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일인당 7-10만원 이상하는 맛집을 소개하여 독자들에게 원성을 샀습니다. ‘가격이 싸고 맛있어야지 비싸고 좋은 음식점은 누가 모르냐고’….
강남에서 오마카세 하는 음식점이 대개 10만원 이상하는 곳이 많은데 이 집은 예상보다 많이 낮아서 입니다. 같이 왔다가 그 사람들이 단골이 되어 소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장 추천하는 메뉴와 이유는 무었인가요?
이 집에서 제일 처음 나오는 요리가 해삼내장(고노와다)을 곁들인 흰살 사시미입니다. 사시미는 도미 또는 광어로 흰살 생선입니다.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해삼내장을 듬뿍 제공하여서 첫 눈에 반했습니다.

<타쿠야 전경과 메뉴. 10평 남짓 되는 공간의 규모가 작은 일본식 선술집입니다. 낮에는 동네사람들의 점심을 챙겨주는 식당 역할도 합니다.>

<오늘의 참석자입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모임에 위기가 있었지만 우리 팀을 제외한 다른 예약이 모두 취소되어서 의도치않게 대관을 하게 되었습니다..>

<해삼 내장(고노와다)과 흰살생선입니다. 이 집의 대표메뉴로 신선한 해삼 내장, 메츄리알, 무순, 김을 섞어서 제철 흰살 생선(방문한 날은 도미)을 찍은 뒤 와사비와 함께 먹는 방식입니다. 이 집의 대표메뉴로 쌉쌀하고 고소한 해삼 내장의 맛과 두툼하게 썰어져 탄력감 있게 씹히며 담백한 흰 살 생선이 입안에서 만나 상상 이상의 맛을 만들어 줍니다. 다른 일식 집과는 달리 해삼 내장을 충분하게 제공하는 점이 매력입니다.>

<두 번째로 나온 신선한 모듬회입니다. 왼쪽부터 방어뱃살, 방어, 참치, 광어지느러미입니다. 이 집의 회는 두께가 있게 썰려 나오는데 육질의 고소함, 담백함 등이 더 잘 느껴집니다. 또한 함께 나오는 김 역시 주인장이 고심해서 선택을 해서 기름진 참치회의 고소함을 한층 올려주고 느끼함을 잘 잡아줍니다.>

<겨울철에 빠질 수 없는 굴요리입니다. 새벽에 수산시장에서 받아온 석화를 잘 손질하여 양파간장초절임을 바닦에 깔고 위에 통통한 속살만 올려줍니다. 굴 고유의 향이 짙게 느껴지는 이 요리는 잠시 쉬던 술잔에 연신 손을 뻗게 합니다.>

<익히지 않은 음식이 살짝 물릴 때쯤에 나오는 생선머리 구이입니다. 이 날은 방어머리를 사용해 음식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소금을 살짝 뿌려 구운 방어머리구이는 부드럽고 고소했습니다. 큰 특징은 없으나 구이 하나에서도 주인장의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방어머리구이를 먹은 후 생긴 입안 가득 기름기를 정리해 주었던 차돌숙주볶음입니다. 이 메뉴 역시 이집의 대표메뉴로 아삭한 식감의 숙주를 적당히 볶아내는 것이 기술입니다. 위에 뿌려진 시치미 토가라시는 매운맛과 함께 감칠 맛을 더해 주었습니다.>

<감자와 고구마 등으로 만들어진 고로케와 미니돈카츠입니다. 배가 불러옴에도 불구하고 바삭한 튀김을 건너뛸 수는 없습니다. 주인장의 튀김을 내공을 엿볼수 있는 음식으로 겉바속촉의 진수를 보여주는 튀김요리였습니다. 이 음식을 보니 점심 단품요리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 해장용으로 나온 어묵탕입니다. 솔직히 이 정도까지 오면 맛은 잘 모릅니다. 배는 부르고 술도 불러 의식단계가 하나정도 떨어져 있는 상태라서 따뜻하고 시원하다는 느낌만이 어렴풋이 남아있습니다. 아마 함께한 이들과의 즐거운 식사자리였기에 그 어느 음식보다 따뜻한 음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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